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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1) - 졸업생 '민재'의 유언

[후기1]

졸업생 ‘민재’의 유언



  안녕!? ^^ 일단 먼저, 전국의, 그리고 학내의 수많은 ‘민재’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할게요. ㅠㅠ. 그냥 선영아 사랑해. 할 때의 선영이랑 같은 거라는 거 알죠? 에헤헤. (그리고 정말 글쓴이가 실제로 ‘민재’라 불리는 사람이라 믿는 거 아니죠? ㅠㅠ 뒷조사 하지 마시고!)

  뭐 누구는 너랑 나랑 다 통틀어서 ‘학우’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번에 저와 함께 글을 쓴 친구들은 민재와 어떻게 알았고 어떻게 지냈는지를 가지고 서로를 정의하려고 했어요.(민재와 술을 두 번 마셔봤다거나, 안 지 1년 되었다거나.) 사실 ‘학우’라는 말로 ‘우리’가 하나로 지칭될 수 있던가요? 단지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것도 학우라는 촌스러운 단어로;)

  아니 그런데 이렇게 모든 학우를 대표하는 게 아니라 ‘민재 & 아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렇게 선거에 대해서 글은 냈다고 쳐요. 그런데 사실 다른 이들이 보기엔 여기 모여서 글 쓴 애들도 글 좀 보자 하니 뭐 별로 운동권 아닌 것도 아닌 거 같고, 니들은 뭐가 다르냐? 이렇게 물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아, 네, 별로 안 다르다고 볼 수 도 있을 거 같아요. 여성주의가 어쩌고, 생태주의가 어쩌고, 장애가 어쩌고 이런 이야기 하고 다니는 걸 봐선. 솔직히 여기 모인 아는 이들도 이 사회가 좀 맘에도 안 들고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다들 비슷하게 할 것 같아요. 뭐 그런 게 ‘꿘’의 정의라면 받아들입죠.

  하지만 여기 모인 사람들은 뭐랄까, 보통 ‘꿘’이라 불리던 사람들의 거짓말에 똑같이 지치기도 했어요. 일단 너무 비상식적인게 많았거든요. 거기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당연하게 보이는 거.짓.말들. 사실 실천가능에게 몇 안 되는 칭찬을 한 것 중에 하나가 이름에 책임감을 가지고 또! 실.천.가.능이라는 이름을 걸고 선거에 뛰었다는 거에요. 사실 다른 ‘꿘’들은 매년 이름을 바꾸고 나와선 자기선본이 꼭 이 학생운동조직이랑‘만’ 연계가 있는 건 아니고 그에 동의하는 많은 사람들도 함께 모여서 하고 있다고 말해요. 그러면서 기존에 자기들이 내놓았던 정책들에 대한 반성도 없이, 또 다른 공약들을 무성히 쏟아내기 바빠요.

  그러는 와중에 나랑 내가 아는 애들이 꾸준히 해오던 자치단위들에게도 선거철이 되면 - 혹은 무슨 실천단? 그런 거 하는 철만 되면 갑자기 연락을 해요. 자기들도 이런 데 관심이 있다면서 같이 하재나? 이미 자기들 계획은 다 세워놓고선 뭐 들러리를 서라는 건지 어쩐 건지. 평소에는 신경도 안 쓰던 것들을 갑자기 공약으로 내걸곤 당선되면 하겠다네요. 그렇게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학생회가 되든 안 되든 그렇게 공약으로 내걸만한 걸 열심히 하던지. 아니면 학생회가 왜 필요한가 다시 생각은 해봤을까요?

  아 뭐 구구절절히 할 이야기가 많지만, 아무튼 나도 거짓말에 진저리나게 당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졸업하기 전까지도 숨을 헐떡거리며 살아있는 조직들을 보면서 이렇게 유언까지 감히 쓰게 되었네요. 아, 뭐 그렇다고 실천가능을 칭찬만 하는 건 아니지만, 그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아는 애들이 더 잘해줬으니 패스. ^^.

  그러니까 좀 거칠게 말하면 여기 모인 사람들은 어쩌면 꿘은 꿘인데 그 변두리에서 불만 많은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헉 이런 정의에 짜증나거나 싫어! 이럴 사람도 있지만 ㅎㅎ) 나는 좀 솔직해져 볼라구요. 권/반권 이분법이 싫다는 거 알겠는데, 아무튼 사람들이 이렇게 쓰는 걸 어쩌겠냐 싶고, 아무튼 권이라고 다 나쁜 거 아니니까 난 당당할라구요. 

  그래서 이렇게 반장난삼아서, 하지만 나름 성실하게, 진지하게(아니 그래도 돈이며 시간이며 글까지 썼으니 ㅠㅠ.) 이번 선거판에 뛰어들려고 해요. 그냥 이 글 모음집을 본 사람들이 이 재미없는 선거판에서 조금이나마 피식거렸다면 그걸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저와 아는 사람들끼리는 폭소하며 준비했는데,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하다가도 너무 자족적인거 같아서 ㅠㅠ. 조금만 피식 웃어주세요! ^^

  그거면 됩니다. 흑흑. 그럼 저는 이제 졸업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갈게요. 안녕. 이 캠퍼스에 여전히 상식과 웃음이 가득하길 ㅠㅠ. 민재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