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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론(3) - 복지/정치, 너무 많거나 하나도 없거나

[총론3]


선거를 대하는 ‘우리’들의 자기-이야기 ;

복지/정치, 너무 많거나 하나도 없거나




  복지, 복지, 복지. 많이 들어서 즐거운 말이 있고 많이 들어서 짜증나는 말이 있다고 할 때, 학생회나 선거 때마다 나오는 복지라는 단어는 후자에 가깝다. 누구1)는 복지공약만 난무하는 선거판을 비판했고, 누구2)는 탈정치 선복지 다원주의를 이야기하고, 누구3)는 정치와 복지의 이분법 논리를 비판하고, 누구는 정치만 이야기하고.


   총학생회 선거판에 복지는 너무 많거나, 하나도 없다.


  복지는 너무 많다. 지난 3년간 있었던 총학생회 선거 5번(49대 총학 3월 선거, 50대 총학 11월 선거, 50대 총학 4월 선거, 51대 총학 선거, 52대 총학 선거) 동안 선본들이 생산한 복지공약은 끊임없이 쏟아졌고, 지켜졌는지 안 지켜졌는지도 파악하기 힘든 복지공약들은, 그러나 비슷한 내용의 공약으로 이름만 바꾼 채 또다시 나오고.

어쨌든 쏟아낸다. 우리를 위한다고 하는, 학생을 위한다고 하는, 남학생을 위한다고 하는, 여학생을 위한다고 하는, 장애학생을 위한다고 하는, 복학생을 위한다고 하는, 학생사회를 위한다고 하는.


  복지는 하나도 없다. 시간이 흐르고 공약이 쏟아져도 “아직도” 여학생들이(그리고 어떤 남학생들도) 학교를 즐겁게 만은 이용하지 못하고, 장애학생들은 “여전히” 학교를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하고, 관악산과 교정은 “점점 더” 험악해지고 그 속에서 우리의 삶도 “같이 더” 피폐해지고.

  

 그네들이 쏟아내는 복지공약들 안에 혹은 정치공약들안에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빵을 나눠주는 선본4)이나 학생회는 ‘내’가 누군지조차 모르고. 정치와 복지의 이분법 논리를 거부하는 선본은 자기들의 언어로 ‘나’를 설명하려 하고. 난무하는 말과 이미지 속에 정작 ‘나’는 없다.


  그래서 지금 ‘우리5)’는 오랜만에 혹은 처음으로, 각자의 입으로, 스스로와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이런 방식의 자기-이야기가 앞으로 있을 총학생회 선거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더욱 더 많아지기를 바라며.





1) 49대 총학생회 11월 선거 서프라이즈 선본 ; 황라* 선본으로 더 유명한... 조사하는 과정 중에 드러난 사실이다. 놀란 사람도 있겠다.


2) 50대 총학생회 선거 처음처럼 선본 혹은 51대 실천가능 총학생회도 이렇진 않았던지.


3) 소위 “운동권”으로 분류되는 많은 선본들.


4) 물론 빵만 나눠줬다는 말은 아니다 -_-


5) 저희가 무슨 관악의 대표 ‘우리’는 아니에요ㅠ 여성주의 파트는 관악에 남은 여성주의 단위들에서 활동 중인 두 언니가, 장애인권 파트는 그 분야에서 학내외적으로 열심히 활동 중인 한 활동가분이, 생태 파트 역시 학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두 활동가 분이 고민하면서 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