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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론(2) - 자치 자치 자치 말은 많지만

[총론2]


자치, 자치, 자치.. 말은 많지만




  학생자치, 학생 스스로 자신의 삶을 통제하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 총학생회는 이런 학생자치가 ‘구현’되는 기구이다. 적어도 ‘대의제’가 상식수준에서 유일한 권위를 가진 시대/사회에서는 말이다. 또 서울대 본부는 상식 이하면 이하지 이상으로 똑똑하지는 않기 때문에 ‘학생들의 권리’에 대해 ‘총학생회’가 아니면 얘기를 안 하려고 든다. 학생사회 내부/외부에 있어서 요구되는 ‘대표성’ 때문에 총학생회는 스스로의 존재감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 수천만원의 돈이 캠퍼스에 뿌려지는 이 선거가 시끌벅적한 것은 저 총학생회를 세우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할 것은 총학생회가 대표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절대로 학생자치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금도 여기저기서 과/반 학생회나 동아리, 기타 자치단위들이 각자가 지향하는 바에 따라 소소하게 모여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총학생회가 진정 ‘자치의 복원’을 꾀한다면, 자꾸 자치에 있어서 무엇을 이끌거나 가르치려 들지 말고, 구체적으로 지금 이곳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단위와 함께, 혹은 그 단위의 도움을 받아 무언가를 해야 한다.


   눈으로 볼 때도 별 나은 것이 없으면서 계속 자치를 가르치려 들거나 자치단위의 성과를 선거 때만 이용하는 선본, 직접 자치단위들과 광범위한 접촉도 하지 않고 일단 당선되면 자치단위들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하는 선본, 기분이 참 안 좋다. 그런데 여기에 더 가관인 것은 ‘자치단위’와 파트너쉽을 구축해본 경험은커녕 스스로의 대표성에 취해 갈등만 계속 유발시켜놓고 내년에 다시 당선되면 자치단위와 관련해 컨설팅을 하겠다는 건방진 태도까지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하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총론에 자치가 없네요’라는 발언이 많았던 것이 이렇게 자치, 자치, 자치라는 말을 난무하게 만든 것 같다. 우리가 스스로 일궈나가는 ‘자치’는 난무하는 빈소리 속이 아니라 “Let the people serve themselves”라는 68혁명의 구호 속에 존재한다. 현재 존재하는 ‘자치’에 대한 존중, 자치단위를 가르치거나 포섭하려 드는 것이 아니라 ‘지원’하고 오히려 자치단위로부터 총학생회 사업의 아이디어를 얻는 방향의 고민이 실종된 총학생회 선거, 그리고 그 선거에서 뽑힌 총학생회는 증말루 왕비호다. 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