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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못미 탄생설화 - 선본들, 지지하지 못해서 미안해

지못미 탄생설화

- 선본들, 지하지 해서 안해




  52대 총학생회선거 공동선본발족식 과장을 조금 많이 보태면 ‘충격과 공포’였다. 눈으로 본 것만 5년째, 구체적 이슈만 다를 뿐 같은 얘기들을 하고 있는 콧대 높은 선본들과 2008년 내내 잡음의 산실이었음에도 자뻑의 절정에 달해있던 시퍼런 선본의 모습은 왜 공동선본발족식이라는 중요한 자리에 선본원들 말고는 손으로 꼽을 인원만 있었는지 알게 해주었다.


  뭐, 그래도 어쨌든 선관위가 미친 듯이 일을 못해 투표율이 50%를 넘기지 못하는 일만 없다면, 누군가는 이 선거 과정을 거쳐 당선될 것이다. 그런데 “총학생회가 있든 없든 열심히 살고 있지만, 총학생회가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또라이면 심히 스트레스를 받는 구조 속에 있는 우리들”은 ‘우리들의 말’이 없는 이 총학생회 선거에서 분명한 불편함을 느껴왔다. 특히나 이번처럼 모두들 나르시시즘에 도취되어 ‘날 좀 보소’에 집착할 뿐 무엇이 나은가에 대한 선본들 사이의 논쟁이 없는 선거에서는 결국 Winner takes all, 30%든 25%든 어쨌든 최대의 득표를 한 선본이 득의양양, 학우들의 총의가 우리들에게 있다며 거침없이 내년에 나쁜 짓(+좋은 일도?)을 하고 다닐 것이 뻔하다.


  



  그리하여 ‘무언가 활동을 해왔고, 하고 있고, 하고 있을’ 우리가 의기투합해보았다. 누가 되든 뻘짓은 안 하게 선거기간 논쟁의 장을 좀 펼쳐보자, 선거라는 시공간을 통해 ‘우리들의 말’을 또 한 번 학생사회에 내뱉어보자, 이것이 우리가 모인 이유이다. 안타깝게도 늦은 시작으로 인해 전자의 목적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혹시 선본들과 남은 기간이나마 논쟁이 이어져 양쪽에 소기의 성과로 남는다면 아름다운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후자의 의미만으로 나에겐 충분히 괜찮은 작업이었다. ‘여기저기서 공감共感이 터지는 느낌’으로 즐겁게 작업했던 추억을 뒤로 하고, 다음부터는 지금의 ‘우리들’과는 다르더라도 더 많은 ‘우리들’이 선거 과정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길 기대하며, 이제 『졸업생 민재의 유언』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