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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맨날 불만 끄면 에너지 절약이야?

[생태주의]


아니, 맨날 불만 끄면 에너지 절약이야?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 아마도 - 특히 공무원 쪽의 - 사람들은 뇌를 어딘가 공동의 데이터베이스에 꽂아놓고 쓰는 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게 돼. 그런데 그 데이터베이스는 열라 업뎃이 느린 그런 거지. 매번 석유파동 때마다 그리고 갱제~가 어려울 때마다 에너지 절약하자면서 곳곳에 불을 끄고 다니잖아. 아하하.
 
  나는 그럴 때마다 웃었는데, 이제 하도 웃어서 이제 웃음이 안 나와. 쳇. 웃는 것만 하자니 배알이 꼴려서 그런가. 얼마 전까지는 기름 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랐었잖아. 그래 그래서, 정부에서 한다고 하는 게 - 그리고 그걸 우리 학교에서 받아서 한다는 게, 곳곳에 불 끄고 다니고, 엘리베이터 운행을 아예 멈춰버리고 뭐 그런 거였어.

   아니 그래, 불 끄는 거 좋다 치자고. 그런데 도대체 왜 길거리의 불은 왜 끄는 거야. 가로등 말이야. 어두워서 어떻게 다녀? 안 그래도 밤길 무섭고, 울 학교 얼마나 밤에 인기척이 없니. 후덜덜. 강의실 아무도 없을 때 불 끄는 것만 해도 충분하지 않아? 열라 다른 걸로 티가 안 나니까 보이는 거 끄고 다니나? 엘리베이터도 그래. 도대체 왜 만든 거야? 아니 사실 나는 엘리베이터 원래 안타고 다니는 인간이라서 7층도 걸어 올라가긴 하는데, 당최, 원래 걸을 수 없는 사람들은 어쩌라고. 실컷 입학시켜놓고선 수업 듣지 말라는 거야? 그랬더니 하는 말, 수위한테 말하면 켜 줄 거래. 어이구, 황송해라. ㅠㅠ. 나 하나 때문에 ‘에너지 절약’하려고 ‘국가 차원’에서 시행하는 정책을, 이렇게 잠깐 어겨도 되나 싶은 생각이 다 들겠다. 참 네. 

  그러니까 말이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도대체가 에너지 절약을 진짜 하겠다는 마음이 본부에게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거지. 아니 사실 에너지 절약이라고만 하면 뽀대가 안나니까 이제 한다는 게 ‘에코캠퍼스’ 계획이래. 그래서 또 뭐 하는가 했더니 ‘이면지 쓰기 일일체험’을 한 대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치겠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이면지를 일상적으로 지금까지 안 쓰던 게 그렇게 자랑이니? 그걸 또 일일체험 해? 어이쿠.)

  사실 나도 강의실에 아무도 없음 불 끄고, 복도도 교차로 하나씩 불 끄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 이유 없이 과하게 밝게 켜진 전등도 많지. 그거 꺼야 해. 난 나름 그런 거 원래 잘 하고 살고 있었거든. 꼭 갱제가 어려워서 뿐만은 아냐. 너도 그렇지? 근데 말이야, 너랑 내가 아무리 불을 끄고 다녀도 서울대 전체의 에너지소비량이 별로 줄 것 같진 않아. 매일 건물이 늘어남에 따라서 실면적이 늘어나면서 냉난방, 전등, 여러 집기 등 점점 더 에너지 소비량이 늘고 있거든. 
 
  학관 리모델링 한 것도 봐. 온통 에어컨은 곳곳에 다 달아줘 놓고, 뭐 선풍기 하나 줬냐고. 그래놓고 학관에서 전기세 많이 나왔다고 난리야. 이 더운 여름에 어쩌라는 건지. -_- 에너지를 과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다 조성해놓는 게 자기들이면서 또 많이 썼다고 난리치고 있는 것도 지들이야. (그렇다고 이런 말 하는 내가 에어컨 많이 쓴 건 아님 ㅠㅠ 난 내 돈으로 선풍기 샀다. 더워서! 얼마 안하니까 너네두 하나 사라. ㅠㅠ) 솔직히 에어컨 이렇게 다 설치해놓고 벽면 선풍기 하나 달지 않는 센스로 놓친 전기세가 백날 가로등 끄는 것으로 절약하는 전기세보다 훨씬 많을 걸? (게다가 불 꺼진 밤거리를 걸어야 하는 불안까지 덤으로 안아야하니!)

  맨날 이런 식인거지. 평소에 아무 생각 안하다가 갑자기 에코캠퍼스니 에너지 절약이니 하니까 스텝이 꼬이다가 꽈당 넘어져선 지가 만든 일에 지가 화내고 있는 거고.(더운데 선풍기 하나 없어서 에어컨 켠 사람들에게 난 차마 뭐라고 못하겠음! 그렇다고 창문이라도 열리니? 5, 6층 창문은 열라 쪼꼬만해서 바람도 안들어와 -_-^) 그러면서 점점 더 많은 차들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만들지, 솔직히 공간이 얼마나 부족한지 자기들도 모르면서 - 제대로 된 조사 있으면 갖고 와보라고! 없단 말이지. - 건물은 계속 더 만들어. 웃기게도 - 단열 같은 것들 제대로 안 되어서 - 열효율 무지 나쁜 유리벽 건물이나 더더욱 만들지. 

  근데 더 놀라운 빅뉴스는 말이야, 학교에서 지하캠퍼스를 만들려고 할지도 모른다는 거야. 가능한지 어떤지 용역조사도 맡겼대나. 고대는 예전에 만들었고, 이대도 이제 공사 끗~이고, 서강대도 만들고 하니까 뭔가 초초했을까? 쇼핑몰이 들어온다는 이야기도 있었단 말이지. 이제 지상에 만들다 못해서 지하에도 건물을 만들겠다니. 참. 지하의 건물이 자연 환기가 되니, 자연 채광이 되니? 공기 순환도 채광도 또 냉난방도 모두 전기로 돌리겠지? 와 정말 그리고 도대체 몇 년 간 또 학교가 공사판이 되는 거냐고!! 이래놓고 에코캠퍼스라고? 웃기고 있다 증말.

  아고 숨차. 아 근데 요번에 총학 선거하잖아. 아 뭐 당근 기대는 안했는데, 그래도 그렇지 한마디도 안 나왔더라. 하긴 뭐 운동권이라고 하는 애들 뭐 매년 변하는 게 있나. 난 그게 좀 잘 이해가 안 되기도 하는 게 맨날 자기들은 밖에서 이런 저런 일 하면서 막상 또 학생회 되면 학내 일 잘 하겠대. (“안되면 말고.” 이겠지만 뭐.) 사실 그래놓고 막상 당선되어선  바깥 일만 넘흐 열심히 해서 문제지만. 그런데 학내 일 잘 하겠다고 할 때도, 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안하거나(근데 또 웃긴 건 열라 어렵게 쓴 총론 글 같은 데 꼭 생태위기가 어쩌고 한 마디 씩 넣는다. 말만 하지 말래두. 아님 말을 말던지.) 작년에 말했던 애들도 - 왜, 북극곰 이야기했던, 올해는 리얼리스트? - 올해는 입 닦고 그때 한 이야기는 일언반구도 안해. 아니 뭐, 작년 그 선본이랑 올해 이 선본은 다르다고 할 애들도 있겠지만.(헛소리!)


이름만 팔리고 잡아먹힌 불쌍한 북극곰! ㅠㅠ



  아 그리고 맨날 복지가 어쩌고 하는 애들도 별반 반응이 없던데. 밤에 가로등 불 꺼진 거랑 엘리베이터 운행 안 되는 건 아무래도 총학집부 지들이 안 불편해선지 아니면 선거 당시에 공약한 사항이 아니어서인지, 뭐 별 말 없더라고. 뭐 나보다 다른 사람들이 더 열심히 왜 얘네들이 답답한지 이야기했으니 나는 요정도로 패스.

  그래도 뭐 어쩌겠어. 학생회에게 뭘 많이 바란 적 없어. 난 그냥 여기 주변 사람들하고 같이 조금이나마 꿈틀대고 있거든. 에코캠퍼스에 대한 이야기들, 지하캠퍼스, 끝없는 개발에 대해서 볼멘소리 하는 사람들 보면 아 이 글 쓴 인간이 있는 데로군. 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해 ^^. 너무 말을 많이 해서 입이 아프다. 아하하. 이제 그만 쓸게.  ㅠㅠ.


동방 골방에서 뚱땅땅 빠밤빰빠~
라고, 기타는 못치고 노래만 따라 부르던 한 소심한 학생이 씀